
전 세계 수많은 관객을 매혹시킨 전설적인 뮤지컬 <캣츠(Cats)>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과 달리, 막이 오르고 온몸에 털 분장을 한 고양이들이 무대 위에서 뒹굴며 관객을 향해 뚫어지게 눈을 맞추는 첫 순간은 뮤지컬 입문자들에게 적잖이 당황스러움을 안겨주곤 하죠.
저 역시 학창 시절에 처음 이 작품을 접하고는 뚜렷한 기승전결의 이야기 대신 고양이들의 소개가 이어져 난해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캣츠>가 가진 독특한 구조와 각 고양이들의 사연을 알고 나면, 이보다 더 인간적이고 매혹적인 축제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오프닝넘버, 쇼스타퍼, 아리아 등 뮤지컬의 기본적인 구성 골자를 이해하기 쉬운 대표적인 뮤지컬이기도 하죠. 이번 글에서는 <캣츠>를 처음 마주하는 분들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젤리클 고양이들의 세계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목차1.뮤지컬 기본 정보2.하나의 거대한 축제, <캣츠>의 독특한 서사 구조 3.상세 줄거리 4. 등장인물 소개: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개성 만점 젤리클 고양이들 5.주요 대표 넘버 분석 |
1. 뮤지컬 기본 정보
- 원작: T.S. 엘리엇(T. S. Eliot)의 시집 《지저 조지 아저씨가 알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들의 이야기 (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
- 크리에이터 (창작진):
- 작곡: 앤드루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 초연: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뉴런던 시어터) 초연 / 1982년 브로드웨이 개막
- 장르: 송스루(Sung-through) 뮤지컬 — 대사 없이 아름다운 선율과 춤으로만 극이 진행됩니다.
- 핵심 특징: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이 인간의 성격과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고도의 아크로바틱과 현대무용을 선보입니다. 특히 전 세계 어디서나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고양이들이 객석 통로를 활보하는 독창적인 연출이 시그니처입니다.
2. 하나의 거대한 축제, <캣츠>의 독특한 서사 구조
일반적인 뮤지컬과 달리 <캣츠>는 하나의 긴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마치 옴니버스 영화나 축제의 장처럼,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젤리클 볼(Jellicle Ball)'이라는 고양이들의 무도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날 밤, 고양이들의 현자이자 족장인 '올드 듀터러노미'는 새로운 삶을 얻을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택하는 '젤리클 초이스'를 내립니다. 무대에 모인 고양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노래와 춤으로 어필하죠. 극의 후반부, 악당 고양이 맥캐비티의 난동과 이를 해결하는 마법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의 활약이 지나고 나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상처 입은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홀로 무대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녀가 부르는 전율의 명곡 'Memory'와 함께, 족장은 가장 비참하고 간절했던 그녀를 새로운 삶의 주인공으로 선택하며 하늘로 떠나보냅니다.
3. 상세 줄거리
1년에 단 한 번,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는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택하기 위해 전 세계의 '젤리클(Jellicle) 고양이들'이 거대한 쓰레기장에 모여듭니다.
- 젤리클 축제의 서막: 깊은 밤,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 런던의 어느 버려진 쓰레기장. 자신들만의 독특한 축제를 벌이며 모여든 젤리클 고양이들은 현명한 지도자 고양이인 '듀어러더미(Old Deuteronomy)'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가치 있는 고양이인지를 노래와 춤으로 뽐내며 축제를 시작합니다.
- 개성 만점 고양이들의 삶 (주요 캐릭터들의 소개):
- 기차역을 누비는 뚱뚱하고 부자 은퇴 고양이 '버스커 조던',
- 화려한 극장가에서 온 허풍쟁이 극장 고양이 '거스',
- 마법을 부리는 신비로운 괴짜 고양이 '미스토펠리스',
- 악당이지만 매력적인 범죄자 고양이 '맥캐버티' 등 인간의 군상을 닮은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이 차례로 등장해 사연을 풀어놓습니다.
- 그리자벨라의 등장과 외면: 축제의 열기가 무르익을 무렵, 한때 아름다웠으나 과거의 영광을 잃고 늙고 지친 채 누추한 모습이 된 전직 매력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Grizabella)'가 나타납니다. 다른 고양이들은 그녀의 비참한 몰골과 과거의 삶을 두려워하며 차갑게 외면하고 쫓아냅니다.
- 듀어러더미의 선택과 고양이들의 화해 (결말): 마침내 새벽이 밝아오고, 듀어러더미는 올 한 해 동안 가장 숭고한 삶을 살고 시련을 이겨낸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발표할 시간이 되었다고 선언합니다. 그때 다시 나타난 그리자벨라는 자신의 쓸쓸하고 비참한 심정을 담은 절절한 노래를 부르고, 고양이들은 진심으로 그녀를 받아들이며 화해의 손을 내밉니다. 그리자벨라는 마침내 새로운 삶을 상징하는 하늘 위로 떠오르는 타이어(헤븐리 헤이븐)를 타고 새로운 생명으로 환생하게 되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위로를 남기며 막을 내립니다.
4. 등장인물 소개: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개성 만점 젤리클 고양이들
<캣츠>의 진짜 묘미는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고양이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플레이에 있습니다.
- 그리자벨라 (Grizabella):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을 뒤로한 채, 상처와 초라함만 남은 채 버려진 고양이입니다. 다른 고양이들의 냉대 속에서도 끝내 자신의 슬픔을 노래하며 극의 감정적 절정을 이끌어냅니다.
- 올드 듀터러노미 (Old Deuteronomy): 젤리클 고양이들의 영적 지주이자 족장입니다. 인자하고 깊은 눈빛으로 모든 고양이들을 품어 안으며, 구원의 대상을 선택하는 절대적인 권위와 자비로움을 보여줍니다.
- 럼 텀 터거 (Rum Tum Tugger): 완벽한 밀당의 고수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반항아 고양이입니다. 객석의 관객들과 능청스럽게 눈을 맞추며 환호를 이끌어내는 최고의 매력쟁이죠.
-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Mr. Mistoffelees): 화려한 마법과 눈을 뗄 수 없는 고난도 군무를 선보이는 신비로운 마법사 고양이입니다. 위기의 순간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 맥캐비티 (Macavity):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유일한 빌런, '범죄의 왕'입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극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미스터리한 존재입니다.
5. 주요 대표 넘버 분석
-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 (오프닝-젤리클송): 극의 시작을 알리는 웅장하고 경쾌한 곡으로, 젤리클 고양이들이 누구이며 오늘 어떤 축제가 열리는지 관객들에게 선언하는 마법 같은 오프닝 넘버입니다.
- Memory(기억): 뮤지컬을 잘 모르는 분들도 멜로디만 들으면 알 정도로 유명한 명곡입니다.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뮤지컬 역사상 최고의 명곡 중 하나로, 과거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슬픔과 희망을 노래하는 압도적인 테마곡입니다. 달빛 아래 낡은 자켓을 걸친 그리자벨라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처절하면서도 아름답게 터트리는 고음은 언제나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 The Rum Tum Tugger(럼 텀 터거): 럼 텀 터거의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성격이 락큰롤 스타일의 리듬에 실려 폭발하는 곡으로, 관객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듭니다.
- Mr. Mistoffelees(마법 고양이 미스토펠리스): 마법 같은 탭댄스와 화려한 회전 안무가 몰아치며 극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신나는 쇼스톱(Show-stopper) 넘버입니다. 화려한 마술과 역동적인 탭댄스, 아크로바틱이 결합되어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흥겨운 곡입니다.
- Skimbleshanks: The Railway Cat(스킨블랭킨크 - 철도의 고양이): 기차를 지키는 부지런하고 유쾌한 고양이 스킨블랭킨크의 리듬감 넘치는 인기 넘버입니다.
마치며
처음 분장한 배우들의 모습을 마주했을 때는 낯설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캣츠>는 인간의 삶과 군상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가장 철학적이고 아름답게 담아낸 명작입니다. 비록 지금은 세상에서 소외되고 지쳤을지라도 누구나 새로운 구원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큰 위로를 줍니다. 이번 주말에는 고양이들의 앙증맞고 역동적인 안무에 집중하며, 젤리클 볼의 세계로 가볍게 발을 들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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