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1. 하나의 거대한 축제, <캣츠>의 독특한 서사 구조2.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개성 만점 젤리클 고양이들 3.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개성 만점 젤리클 고양이들 |
전 세계 수많은 관객을 매혹시킨 전설적인 뮤지컬 <캣츠(Cats)>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또 다른 걸작입니다. 하지만 화려한 명성과 달리, 막이 오르고 온몸에 털 분장을 한 고양이들이 무대 위에서 뒹굴며 관객을 향해 뚫어지게 눈을 맞추는 첫 순간은 뮤지컬 입문자들에게 적잖이 당황스러움을 안겨주곤 하죠.
저 역시 학창 시절에 처음 이 작품을 접하고는 뚜렷한 기승전결의 이야기 대신 고양이들의 소개가 이어져 난해하다고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캣츠>가 가진 독특한 구조와 각 고양이들의 사연을 알고 나면, 이보다 더 인간적이고 매혹적인 축제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캣츠>를 처음 마주하는 분들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젤리클 고양이들의 세계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1. 하나의 거대한 축제, <캣츠>의 독특한 서사 구조
일반적인 뮤지컬과 달리 <캣츠>는 하나의 긴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마치 옴니버스 영화나 축제의 장처럼,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젤리클 볼(Jellicle Ball)'이라는 고양이들의 무도회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날 밤, 고양이들의 현자이자 족장인 '올드 듀터러노미'는 새로운 삶을 얻을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택하는 '젤리클 초이스'를 내립니다. 무대에 모인 고양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얼마나 특별하고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노래와 춤으로 어필하죠. 극의 후반부, 악당 고양이 맥캐비티의 난동과 이를 해결하는 마법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의 활약이 지나고 나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상처 입은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라가 홀로 무대에 오릅니다. 그리고 그녀가 부르는 전율의 명곡 'Memory'와 함께, 족장은 가장 비참하고 간절했던 그녀를 새로운 삶의 주인공으로 선택하며 하늘로 떠나보냅니다.
2.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개성 만점 젤리클 고양이들
<캣츠>의 진짜 묘미는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고양이들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플레이에 있습니다.
- 그리자벨라 (Grizabella):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을 뒤로한 채, 상처와 초라함만 남은 채 버려진 고양이입니다. 다른 고양이들의 냉대 속에서도 끝내 자신의 슬픔을 노래하며 극의 감정적 절정을 이끌어냅니다.
- 올드 듀터러노미 (Old Deuteronomy): 젤리클 고양이들의 영적 지주이자 족장입니다. 인자하고 깊은 눈빛으로 모든 고양이들을 품어 안으며, 구원의 대상을 선택하는 절대적인 권위와 자비로움을 보여줍니다.
- 럼 텀 터거 (Rum Tum Tugger): 완벽한 밀당의 고수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반항아 고양이입니다. 객석의 관객들과 능청스럽게 눈을 맞추며 환호를 이끌어내는 최고의 매력쟁이죠.
-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Mr. Mistoffelees): 화려한 마법과 눈을 뗄 수 없는 고난도 군무를 선보이는 신비로운 마법사 고양이입니다. 위기의 순간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 맥캐비티 (Macavity):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유일한 빌런, '범죄의 왕'입니다.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극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미스터리한 존재입니다.
3. ㅍ
-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 (오프닝): 극의 시작을 알리는 웅장하고 경쾌한 곡으로, 젤리클 고양이들이 누구이며 오늘 어떤 축제가 열리는지 관객들에게 선언하는 마법 같은 오프닝 넘버입니다.
- Memory: 뮤지컬을 잘 모르는 분들도 멜로디만 들으면 알 정도로 유명한 명곡입니다. 달빛 아래 낡은 자켓을 걸친 그리자벨라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처절하면서도 아름답게 터트리는 고음은 언제나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 The Rum Tum Tugger: 럼 텀 터거의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성격이 락큰롤 스타일의 리듬에 실려 폭발하는 곡으로, 관객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듭니다.
- Mr. Mistoffelees: 마법 같은 탭댄스와 화려한 회전 안무가 몰아치며 극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신나는 쇼스톱(Show-stopper) 넘버입니다.
마치며
처음 분장한 배우들의 모습을 마주했을 때는 낯설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캣츠>는 인간의 삶과 군상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가장 철학적이고 아름답게 담아낸 명작입니다. 비록 지금은 세상에서 소외되고 지쳤을지라도 누구나 새로운 구원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큰 위로를 줍니다. 이번 주말에는 고양이들의 앙증맞고 역동적인 안무에 집중하며, 젤리클 볼의 세계로 가볍게 발을 들여보시는 건 어떨까요?